한류·동일본 대지진 여파 여행객 크게 늘어
직항노선 확대·여행업체 초청 마케팅 활발
  •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류 열풍과 중국의 경제성장, 동일본 대지진, 엔화강세(엔고) 등의 여파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등지에서 우리나라 여행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자체마다 이들의 발길을 붙잡으려 경쟁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정부 지원에 기대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해외의 방송사와 지자체, 여행사를 통해 유치대열에 나서는 지자체도 속속 늘고 있다.

    9월15일 제주시 연동에서 열린 ‘바오젠 거리’ 제막식에서 우근민 제주지사(돌하르방 왼쪽), 리다오 바오젠 총재(〃 오른쪽)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7대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도는 중국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상하이 지하철, 베이징 버스,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을 통한 다각적인 홍보와 세일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1만명이 넘는 바오젠그룹 단체 여행객 유치를 계기로 대형 인센티브 여행단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업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로열 캐리비언 등 중국 대형 크루즈선사와 함께 웨딩과 골프 등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를 다녀간 중국 관광객은 지난 9월 현재 40만400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6.2% 늘었고, 이들을 통한 관광수입만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5383억원에 달했다.

    경북 포항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지난 3월부터 마이니치신문 등 신문과 방송이 잇따라 포항 관광 특집을 내보낸 데 이어 최근에는 가고시마와 오사카, 삿포로에서 ‘포항주간’ 행사를 열어 500명 단위의 대규모 관광단과 수학여행단 유치에 성공했다.

    대전시는 병원 등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의료관광객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몽골과 캄보디아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했고, 최근에는 몽골 정부와 의료관광협약 체결, 해외 산업시설에 대한 건강검진 프로그램 제공 등으로 올해 2000여명의 의료관광객이 대전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222만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다녀간 부산시는 영남권 5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중국 35개 여행업체를 초청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여행객 편의를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표지판을 확대하고 스마트폰 안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체류형 관광객의 비중을 늘리고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 한류스타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중국의 신용카드인 은련카드 가맹점을 크게 늘렸다.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관광 인프라 구축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일본의 혼슈지역과 중국 주요 지역을 타깃으로 항공과 여객선의 직항노선을 확대하고, 차세대 운송수단인 위그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포항시는 일제강점기 어업 전진기지이자 일본인 집단거주지였던 구룡포에 근대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해 역사체험장과 영화촬영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보물섬 증도와 해양유물전시관, 낙안읍성 등을 중심으로 중국역사와 연계한 남도 탐방 코스를 개설하는 한편 한정식과 대통밥 등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별미 상품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 경기도는 서울에 집중된 외국 관광객의 쇼핑과 체류 시설을 경기지역으로 분산·흡수하고자 여주와 고양, 수원, 성남 등지에 특급 호텔을 건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