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민주노총 이수호위원장 2005년 신년사

by 연맹 posted Jan 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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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년 사 -

어느 듯 치열했던 갑신년 한해를 보내고 2005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세월의 강물은 덧없이 흘러갔지만 막힌 것을 뚫고 굽은 것은 펴는 거침없는 격류처럼
우리 민주노총은 한 해를 달려왔습니다.

올해 민주노총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난관 역시 만만치 않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과 실업자에 대한 차별, 하루가 멀다하고 망해가는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 신용불량의 덫에 걸려 절망에 빠져있는 신용불량자, 절대빈곤의 나락에서 허덕이는 천만명의  서민들,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 하루하루 고용불안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이 앞날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 가난한 노동자, 서민, 농민들이 꾸는 꿈은 정녕 불가능한 꿈일까요?
주5일 일하고 충분히 소비할 수 있을 만큼 소득을 얻고 고용불안의 위협없이 사회안전망 속에서 자신의 삶을 개발할 수 있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서로 미워하지않고 존중하며 성장의 열매를 나눌 줄 아는 사회가 정녕 불가능한 사회일까요?

아닙니다. 꿈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꿈을 꾸지못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꿈을 잃어버렸고 덩달아 우리 민중들도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공격하기 이전에 잃어버린 우리의 아름다운 꿈을 되찾고 연대와 행동의 길가에 서있는 시민에 손을 내밀어 우리의 꿈에 동참시킵시다.

학교에는 학생들의 맑은 노래가 울려퍼지고 저녁 주택가에는 나눠먹는 음식냄새로 행복해지고 일터에서는 오로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넘치고 실업이 공포가 아니라 제2의 도약이며 비정규직이 천형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결정에 따른 잠시 거쳐가는 과정일 뿐이고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따뜻이 눈길을 나누며 정치인과 사업주들이 더 성숙하여 머리 숙일 줄 알며 오로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걱정으로 뉴스가 넘쳐나는 그런 세상을 만듭시다.

새해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불덩이를 바라보면서 잃어버린 우리의 꿈을 되찾읍시다.
꿈은 꾸는 자의 몫이고 꿈꾸는 자만이 역사를 진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 더 많은 물길을 모으고 더 세찬 격류로 용솟움쳐 모든 거짓과 관념을 쓸어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민중의 희망을 통일과 평화와 자주의 꿈을 만들어갑시다.

2005년 1월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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