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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월 11일 도봉숲속마을에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진행한 토론회 사진 1.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6년째 일해 온 김모 씨(28·여)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이 가득한 매장에서 하루 9시간을 일한다. 김 씨는 점심시간 1시간과 공식 휴식시간 40분을 뺀 7시간 20분을 대부분 서있어야 한다.

정해진 휴식시간에도 매번 쉬기는 어렵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언제 몰려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자신의 휴식시간에 맞춰 관광객들이 몰려오면 휴식을 포기하고 계속 손님을 맞아야 한다.

“매장에 저희가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는 없어요. 간혹 의자가 있더라도 손님과 상담할 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앉는 게 전부죠. 의자에 몰래 앉아 쉬다가 혼나본 기억요? 그런 건 없어요. 매장 안에서 앉아 쉬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서서 일하는 백화점’은 판매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문율로 통한다. 특히 최근 불황 타개를 내세워 백화점들이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면서 ‘서서 일할 것’을 규정한 매뉴얼까지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 종이박스 깔고 몰래 쉬어

지난해 10월경 국내 모 백화점은 고객응대 매뉴얼을 매장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매뉴얼은 ‘1선 근무자 1명은 (고객) 동선에서 100cm가량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며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위치에서 동선을 응시하고, 2선(2명)은 1선 뒤 양옆에서 대기’하라는 식으로 꼼꼼하게 구성돼 있다. 매장 근무자가 몇 명이더라도 1명은 반드시 ‘고객 대기’ 자세를 취해야 하며 다른 직원들은 상품을 정리하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 계속 선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백화점에 판매직원을 위한 의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백화점들은 매장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휴게실을 만들어 의자를 두고 있다.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춰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80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휴게실 공간은 좁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직원들이 좁고 공기가 나쁜 휴게실을 피해 엘리베이터 옆에 종이박스를 깔고 앉아 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던 이모 씨(28·여)는 허리가 아파 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았지만 장기간 휴가를 낼 수 없었다. 그는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나빠지자 지난해 11월 자진 퇴사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장시간 서서 일하고 쉬지 못하면 하지정맥류와 디스크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며 “서서 일하는 백화점 근무자들은 사무직에 비해 하지정맥류가 나타나는 비율이 2∼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백화점은 이미지만 따져

백화점 측은 앉아서 일하는 것이 우리나라 쇼핑문화와 맞지 않고, 손님이 왔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협력업체에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은 없지만 백화점 이미지상 ‘기본’을 지키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 지역의 한 백화점에서 입점업체 매장 관리자로 일하는 박진용(가명) 씨는 “본사의 불시 서비스 평가 때문에 판매직원들을 감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쇼퍼’들이 몰래 찾아와 평가하고 여기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 관리자의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입점업체들은 평효율(매장이 한 달에 거두는 평당 매출액)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자를 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계속 입점해 있으려면 평효율을 최우선으로 매장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며 “직원용 의자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에스티로더 등을 판매하는 엘카코리아의 이미숙 노조위원장은 “노조 자체 조사 결과 판매 직원이 앉아서 대기해 언짢았다고 말한 고객은 거의 없었다”며 “백화점이 먼저 매장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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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녹색병원 양길승 원장의 환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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