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노자간 분배 투쟁

지난 3월 30월 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2017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지만 법정시한 인 90일인 6월 28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노·사·공익으로 구성된 최임위에서는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이번 협상에서 자본 측은 매년 주장해 오던 ‘동결’에다가 업종별 차등을 주장함으로써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요구에 맞서 ‘삭감’전술까지 구사했다. 그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기준을 높임으로써 전체노동자들의 임금상승 효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급 1만원으로 주40시간 노동하면 월급은 주휴수당 포함해 126만원이다. 이는 상용직의 31.%, 5인 이상 사업장의 27.8%에 불과하다. 현재 가계지출은 4~7분위 2인 가구 220만원, 3인 가구 330만원인데 시급 1만원은 되어야 겨우 209만으로 근접한다.

최저임금은 생계비, 유사노동자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고려해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최임위에서 제출한 한 달 2인 생계비는 277만 4천원, 3인은 336만 3천원이다. 그런데 현재 시급 6030원, 월 126만원은 2014년 미혼단신 실태생계비 155만 3천원의 81%에 불과한 금액이다.

그런데 현재도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 노동자 수는 2015년 8월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 1931만명 중 11.5%인 220만명이나 된다. 최저임금 영향율은 2007년 11.9%, 2008년 13.8%, 2010년 15%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급 6030원(월 126만원)인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500여만명으로 4명 중 한 명꼴이라 하지만 더 많은 노동자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월급이 200~300만원이라 하더라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소득이라면 시급은 매우 낮다.

만약 월 250만원 소득의 택배노동자가 하루 16시간, 연간 300일을 일한다면 시급은 625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다는 대공장 노동자들의 경우 기본급을 결정하는 시급은 7천원 내외이다.

최임위는 노동자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결정을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해 왔다. 이제 문을 닫아야 한다. 2013년 알바노조가 주장하기 시작한 최저임금 1만원 요구는 2014년 말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서 좌파노동자 소속 후보의 공약이었고 2015년 민주노총 총파업요구가 됐다.

2016년 4.13총선에서 노동당은 국회를 통한 즉각 최저임금1만원법을, 야당들은 2019~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은 알바노조위원장과 2명의 조합원이 시작한 1만 시간 단식이었다. 6월 29일 노동당 대표는 열흘간의 동조단식을 끝내며 ‘최저임금 1만원 입법추진기구’를 제안했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선상에 있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전체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노동과 자본의 분배를 나타내는 노동소득분배율 60%는 OECD국가들에 비해서도 낮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하여 분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좌파노동자회> 소식지 17호, 20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