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NEIS 정책권고를 수용하고,
전교조에 대한 무리한 탄압을 중단하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독립적 국가기구로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가 심사숙고 끝에 지난 12일 현행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교무/학사, 입(진)학, 보건 영역을 입력대상에서 삭제할 것 등을 권고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런 권고가 내려진 이상, 우리들은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존중하여야 할 실정법적 의무가 있는 정부당국이, 설사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당연히 이 권고를 이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제2항에는 "권고를 받은 기관의 장은 그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기도 하고, 또한 교육인적자원부장관(교육부총리)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이런 상식이 "참여정부"의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당국자들에 의해 깨어지고 있는 것은 실로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사태진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막상 권고를 받은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국가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애초의 공개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대신 인권위 권고안을 거부하거나 일부분만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일에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교조가 대화로 문제를 풀지 않고 국가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굴복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들어줄 수 없"고, "단호히 대처할 필요가있"으며, "NEIS에 대해 인권위가 인권침해 가능성을 지적할 수는 있으나 시스템을 폐기해야 한다는 단정적인 권고는 과하지 않느냐"면서, 국가인권위와 전교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어서 지난 22일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조퇴나 연가사용을 불허하고 물론 주동자나 적극 가담자 등을 사법처리하기로 했으며 단순가담자도 징계하는 한편 경찰의 협조를 얻어 집회장소도 원천봉쇄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마치 군사독재시절의 정부 대응책을 방불케 하는 일련의 정부대응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참여정부"가 저럴 수 있느냐면서 심히 의아해 하고 있다.  

우리들은 NEIS를 둘러싼 최근의 사태진행이,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과 모든 개혁세력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들의 공통된 의견을 밝힌다.
첫째, 국가인권위의 관계기관에 대한 정책과 관행의 시정권고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와 제25조제1항에 규정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실정법상 고유업무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를 부인하는 듯한 대통령의 발언은 실정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번에 NEIS와 관련하여 권고한 것은 실정법상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고유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애당초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하도록 설치된 국가기관이다. 독립적 국가기관이 적법하게 고유업무를 수행한 것을 놓고,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거나 불만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본다.  

둘째,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라는 전교조의 요구에 대해 정부의 굴복을 일방적으로 요구한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도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의 NEIS관련 권고를 또다른 국가기관이 이행하는 것이 "정부의 굴복"이 될 수 없고, 또 정부당국자에게 국가인권위원회의 적법한 권고를 법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전교조의 "일방적" 요구일 수 없기때문이다. 우리는 NEIS관련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과 이를 이행하라는 전교조의 요구사항은 학생과 학부모의 정보인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사항이라고 본다.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기반한 집단이기적 요구가 아니라 공익과 인권에 기반한 정의로운 요구라고 본다.

셋째, 전교조의 집회에 대해 경찰력을 동원한 원천봉쇄와, 연가와 조퇴 불허 그리고 사법처리 및 무더기 징계를 예고하는 구시대적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문제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런 방식의 대응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일파만파의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뿐 아니라, 민주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탄생한 참여정부의 정체성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엄중 경고하고자 한다. 또한 참여정부의 열렬한 지지자들로 하여금 참여정부에 대한 격렬한 비판자로 변신시키면서, 결국 민주개혁실패로 귀결된 앞선 정권의 전철을 밟게 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들은 지금이라도 정부당국이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겸허하게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결자해지차원에서 대통령이 마음을 비우고 겸허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된다면 이는 정부의 굴복이 아니라 인권국가를 앞당기는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으로 전환될 것임을 확신한다.
민주개혁을 위해 참여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갈 길은 너무나 멀다. 여기서 주춤거리거나 역량을 낭비하기에는 우리 주변의 상황은 너무나 엄중하다. NEIS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고집으로 인권과 민주개혁을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속한 결단을 진심으로 촉구한다.

                      2003. 5. 26.
         (각 단체 연명)

첨가자료 // 오늘 한겨레신문 생활광고란에는 전교조 부천 초중등지회 선생님들의 짧막한 광고가 실렸습니다.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연가 사용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징계한다면 나를 징계하라'는 광고였는데요,  여기에 참여하신 한 미술선생님께서 전국미술교과모임 게시판에 올리신 글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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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인 연가를 내어서도 안되고
합법적인 평화 집회를 가져서도 안되는  
원천적으로 불법적인 국민이 되어버린 저... 전교조 교사입니다.
그래서 징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냥 징계 달게 받고 해직이라도 된다면 청와대 앞에 죽치고 앉아 원없이 집회를 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민원실에 저를 징계해 달라고 요청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내일 한겨레 신문 광고로 징계해 달라는 실명 광고를 올렸습니다.
참....할말없는 전교조 교사입니다. 대통령은 법을 넘어서는 징계도 할 수 있고 협박도 할 수 있나 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라 합니다.
학생 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교사를 집단 이기주의라 한다면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도 집단 이기주의자이고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업주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해방자 이겠지요
아래에는 청와대에 올린 전문입니다.  소주보다도 더 씁쓸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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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십니다.
놀랍습니다.
언론이 별로 돕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언론을 이용하여 돕는 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부천부명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아이들과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 하는 재미로 삶이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위하여,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제가 징계당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참교육이나 아름다움을 논하기도 전에 매도당하는 전교조' 교사입니다.
그냥 전교조이기 때문에 매도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다 좋습니다.
언제나 참됨을 이야기 한다는것은 어느정도 기득권의 저항으로 인하여 피해를 보게 됨을 잘 알고 있었고 때문에 슬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노짱'까지도...
믿음에 대한 배신이며, 지지에 대한 분노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전교조는 그래 왔듯이 교사의 권익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설 것입니다.  
국가가 지켜주고 교육부가 우선 고려해야할 인권을
스스로 저 버리기에
미약한 일개 교사이지만
잘못됨을 잘못되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저를 징계해 주십시요.
자랑스럽게 징계 당하겠습니다.
그것이 아이들앞에 당당한 교사이며
권력과 정의 중에 올바른 선택을 하는 모범이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징계해 주십시오
부천부명고 박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