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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눈물을 떠올리며 단식에 들어갑니다]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의 눈물이 143일이 지나도록 마를 날이 없습니다. 하늘에 제 진심이 닿기를 바라며 이곳에 올라온 지도 21일째가 되었습니다.

뉴코아-이랜드 문제를 해결하고, 박성수를 구속하라는 요구 하나를 걸고 이곳에 올라왔는데 지금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회사는 비정규법을 지키기 위해 외주화를 하고 전환배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고, 정부는 법을 악용하는 이랜드가 나쁜 회사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법을 만든 사람과 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서로 잘못이라고 핑퐁게임을 하듯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밀려나 거리로 나온 지 두 계절이 지났지만 우리의 죽음을 슬퍼해주는 사람은 있지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어서 속이 타고 있습니다.

국정감사기간에라도 우리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랬고, 국회의 노력과 요구로 박성수 회장이 국내로 들어와서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교섭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랐습니다. 뉴코아노동조합의 조합원인 저의 바람이 하늘을 통해 전해지기를 바랐습니다.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간절한 요구가 온 세상에 퍼지기를 소망했습니다.

그 바람과 소망을 가지고 21일을 이 고공, 좁은 곳에서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버텼습니다. 같은 조합원인 아내에게 이런 모습 보여 마음 아프게 할까봐 이곳에 오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날 아내와 아이가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이해한다는 아내의 말과 저 아래에서 저에게 들리기를 바라며 소리치는 아이의 “아빠”라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속으로 울음을 삼켰습니다.

오늘 저의 이 단식이 또 한 번 제 아내와 아들 현빈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리게 하겠지만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좋지 않습니다.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곳에서의 생활로 온 몸이 아프고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뉴코아 사측의 태도는, 이랜드 그룹의 태도는 저에게 다시 기운을 내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없이 가라앉는 몸을 추슬러서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투쟁하려고 합니다.

수배생활 몇 달째로 바깥에 나와 보지 못한 채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 지도부들,

이 곳 고공농성장에만 오면 추운 날 하루 몇 개의 집회를 했던 자신들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고 저를 먼저 걱정하며 아직도 눈물짓는 조합원들, 제가 어찌될까 걱정하며 투쟁으로 다시 회사와 붙어보자는 연대단위 동지들……. 그 동지들과 함께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그 마음과 함께 하기 위해 단식을 오늘부터 시작했습니다.

뉴코아 자본이, 이랜드 그룹이 자신들이 말하는 기독교 기업임을 어디에서나 떳떳이 말할 수 있다면,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거짓이 아니라면 저의 단식에 회사가 답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올라온 곳입니다. 단식이 아니라 더 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제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현장으로 노조 깃발 들고 웃으면서 우리 비정규동지들과 함께 들어갈 수만 있다면, 모든 조합원들이 한 명의 예외자도 없이 모두 제자리로 갈 수 있다면 저는 이곳을 끝까지 사수할 것입니다. 저의 투쟁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이 두서없는 편지를 빌어 감사 인사드립니다.

2007년 11월 12일 뉴코아노동조합 박명수 조합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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