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곽노현-경기교육감 김상곤 등 전국 6곳 진보교육감 당선 쾌거
민주노총 (지지)후보, 광역단체장 3명 등 총 144명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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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교육은 끝났다' 3일 새벽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서울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꽃을 들어 답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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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 이뤄냅시다' 3일 새벽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찾은
민주노총 강승철 사무총장과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이 김 당선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
누고 있다. (사진제공. 교육희망 유영민기자)



6.2지자체-교육자치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6.2선거에서는 지난 15년을 통틀어 54.5%라는 최고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진보진영과 야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당선을 자신하던 한나라당 후보들의 패배가 이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민주노총은 전국 지역 지자체-교육자치 선거에 출마한 총 487명 후보들을 민주노총 (지지)후보로 선정해 총력지원하며 국민의 MB-한나라당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광역단체장 진보·야권 8곳, 한나라당 6곳 당선

6.2지방선거 결과 전국적으로 야권이 8곳, 한나라당은 6곳 당선이 확정됐다.

개표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며 온 국민 촉각을 곤두세웠던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 10%를 넘긴 뒤 앞서던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새벽 시간이 지나면서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유권자들 여당 몰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결국 오세훈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한 후보와의 표 차이가 너무나 미미해 오세훈 후보는 비록 시장직은 지켰을망정 사실상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경기도로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인천시장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약 9%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충남지사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눌렀으며, 충북지사도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대전시장은 자유선진당 염흥철 후보가 46.6%를 득표해 당선됐다.

강원에서는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한나라당 우세라는 예상을 깨고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를 따돌려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한나라당 텃밭 경남에서도 민심 이동이 일어났다. ‘이명박 정권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달곤 전 행안부장관을 따돌리며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다만 부산·대구·울산시장, 경북지사는 모두 한나라당이 가져갔다.

부산시장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 대구시장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 울산시장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 경북지사는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가 야당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됐다.

또 상대적 민주당 지역인 호남지역의 경우 예상대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광주지사는 강운태 민주당 후보, 전남지사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 전북지사는 민주당 김완주 후보가 당선됐다.

제주도지사는 야권 성향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여권 성향인 무소속 현명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민주노동당, 기초단체장 3명 비롯 광역·기초의원 등 144명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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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의 힘 보여준 민주노동당' 2일 오후 6시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민주노동당과 야권연대를 이룬 후보자들이 앞서는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당사에서 방송을 지켜보던 강기갑 대표와 당 관계자들이 환호 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야권연대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고 독주를 막으려 했던 민주노동당 노력은 144명 당선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3일 오전 10시까지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23명(비례 포함), 기초의원 118명(비례 포함)을 합쳐 전국지역에서 447명이 출마해 총 144명 당선을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802명이 출마해 81명이 당선됐던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성과라는 당 내 자평이다. 반면 진보정당의 분열, 국민참여당의 등장 등 주객관적 한계 때문에 정당지지율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울산 북구청장을 재탈환했고, 인천 동구청장과 남동구청장 등 수도권 최초의 진보단체장을 확보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윤종오 민주노동당 후보가 울산 북구에 출마해 지역 노동자들 열렬한 지지율로 한나라당 류재건 후보를 제쳤다.

인천 동구에서도 민주노동당 조택상 후보(전 현대제철노조 위원장)가 이흥수 한나라당 후보를 앞섰다. 남동구에서는 배진교 민주노동당 후보가 최병덕 후보에게 완패를 안겼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수도권 최초의 진보단체장 2곳이라는 성과를 울산 북구청장과 함께 거머쥔 셈이다.

또 경기, 인천, 충북, 전북, 광주, 전남, 제주, 경남, 울산 등 9개 광역시도당에서 광역의원을 배출했다. 다만 서울과 경기에서 낮은 정당지지율로 광역비례를 당선시키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는 평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MB-한나라당 심판을 해주신 국민들께 감사 드린다”면서 “돈보다는 사람 중심, 개발과 시멘트보다는 문화와 복지, 교육을 더 중시하는 국민 뜻을 받들어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보신당도 경남지역에서 경남도의원 1명, 기초의원 5명이 당선됐다.

전국 6곳서 진보교육감 당선 ‘쾌거’

이번 6.2교육자치 선거의 가장 큰 성과라면 뭐니뭐니해도 진보교육감 후보들의 선전이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곽노현 방송대교수가 진보교육감 자리를 굳힌 것과 더불어 경기는 ‘무상급식’ 이슈를 전국에 확산시킨 김상곤 현 경기도 교육감이 승리됐다. 수도권 서울-경기지역의 진보교육감 시대를 연 것이다.

또 광주 장휘국 광주시 교육의원, 전북 김승환 전북대 교수, 전남 장만채 전 순천대 총장, 강원 민병희 강원도 교육의원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진보개혁운동세력은 이번 교육자치 선거에 앞서 전국 12개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추대위원회를 구성,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를 확정했으며 지자체 선거와 함께 총력지지했다.

한편 진보교육감이 출마한 다른 지역 6곳에서는 보수후보들에게 패했다. 인천시교육감에 출마했던 이청연 후보는 나근형 후보에게, 부산 박영관 후보는 임혜경 후보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울산에서는 장인권 후보가 김복만 후보에게 패했고, 충북에서도 김병우 후보가 이기용 후보에게 졌다. 대구는 우동기 후보가 정만진 후보를 앞서 대구교육감으로 당선됐다.

또 진보교육감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대전, 충남, 경북, 제주에서는 김신호 후보, 김종성 후보, 이영우 후보, 양성언 후보가 각각 광역시도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각 지역 진보교육의원도 16명 ‘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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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권력을 이겼다' 1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서울교육감 유세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유세를 듣고 있다. 이명익기자

이번 6.2교육자치 선거에서는 진보교육감 6명과 함께 각 지역의 진보교육의원들도 배출됐다.

서울, 경기, 광주, 울산, 충남, 경남, 부산, 제주 등 8개 지역에서 총 16명 진보교육의원이 당선돼 진보교육감들과 함께 한국 교육을 이끌어가게 된다. 이번 선거에는 전국 10개 지역에서 26명의 진보교육의원 후보들이 출마했다.

먼저 서울의 경우 제2선거구(은평·서대문·마포·용산구) 최보선 전 대구 가톨릭대 교수, 제4선거구(강서·양천·영등포구) 김형태 양천고 해직교사, 제5선거구(관악·구로·금천구)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이 승전보를 올렸다.

경기에서도 제1선거구(안양·군포·의왕·과천·광명시) 최철환 무상급식 경기추진본부 정책위원, 제3선거구(남양주·의정부·포천·동두천시, 가평군) 이재삼 경기도 교육위원, 제6선거구(고양·김포·파주·양주·연천시)에서 최창의 경기도 교육위원이 승리됐다.

부산은 제5선거구(동래·금정구) 이일권 부산시 교육위원, 광주는 제2선거구(서구) 김선호 전 광주 효광중 교장이 당선됐고, 광주 제3선거구(북구) 정희곤 전 전교조 부위원장 당선이 확정됐다.

울산 제3선거구(동·북구) 이선철 울산시 교육위원, 제4선거구(울주군) 정찬모 울산시 교육위원, 충남은 제1선거구(천안시) 김지철 전 충남도 교육위원, 제3선거구(예산·홍성·청양군, 보령시) 임춘근 전 전교조 충남지부장이 새 교육의원으로 탄생했다.

경남 제1선거구(창원·밀양시, 창녕군)에서 조형래 창신대 교수, 제3선거구(진주·거창시, 함양·합천군)에서 조재규 경남도 교육의원, 제주는 제2선거구(일도 1~2동, 이도 1~2동, 삼도 1~2동, 오라동, 건입동, 용담 1~2동, 도남동)에서 이석문 전 전교조 제주지부장이 각각 당선됐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등 책임사퇴, 비대위 검토

이번 선거에서 예상외 진보-야권이 선전하는 결과를 낳자 한나라당 내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정병국 사무총장은 3일 오전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당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현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2 지자체-교육자치 선거에서 MB-한나라당 심판이라는 진보-야권의 외침에 국민이 화답함으로써 사실상 6월2일은 이명박 정권 심판의 날이 됐다.

진보개혁진영과 야권 당선자들 대부분이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인 4대강 사업 중단을 강력히 촉구할 알려졌고, 온 국민의 바람인 무상급식 등 주요 현안들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개혁세력은 이번 선거투쟁에서 명백히 드러난 민의民意를 겸허히 받아안고 이명박 정권 레임덕을 앞당겨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집권을 성사시키기 위해 경주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 심판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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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투쟁은 지금부터' 1일 저녁 서울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중인 공무원노조 양성윤 위원장의 천막농성장을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서울교육감 곽노현 후보, 서울시장 한명숙 후보, 민주당 정세균 대표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명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