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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연맹 토론회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노조 가능성 확인돼
화장품 판매직, 같은 공간·근로조건 탓에 조직화 여건 좋아 … 소산별노조로 전환 필요
 
백화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고객을 맞는 곳은 화장품 매장이다. 백화점의 매출기여도 일등공신이자, 백화점의 ‘얼굴’과도 같은 화장품 매장은 화려한 인테리어를 꾸며져 있다. 짙은 화장에 몸매가 강조된 옷을 입고 있는 아름다운 판매원들은,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다수가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7일 민간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은 화장품 판매직 노조 설립 5주년을 맞아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백화점·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종·고용형태의 유통서비스 노동자 조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첫발을 뗀 화장품 판매직 노조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 것이다.

평균 28.1세 미혼여성, 주당 62.5시간 근무

연맹에 소속된 화장품 판매직노조는 샤넬·로레알·엘카·클라란스·라프레리·금비·시세이도 등 7개사이며, 이 가운데 활동정지 중인 라프레리노조를 제외한 6개사 조합원은 2천500여명에 달한다. 발제를 맡은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들 노조 조합원 2천10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화장품 판매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28.1세로 미혼여성(78%)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3.99년.

화장품 판매노동자는 주당 평균 3.15회 연장근무를 하며, 주당 평균 62.5시간을 일했다. 전산업 평균(지난해 기준 43.9시간)을 1.5배 웃도는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하루 평균 휴식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1.3시간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과도한 업무량과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답변이 많았다.
이들은 월 평균 215만6천920원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연장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38만7천66원으로 나타났다.

 ⓒ 매일노동뉴스

실적부담에 외모관리 스트레스까지

김 연구위원은 “화장품 판매노동자들은 매장·개인별로 월 목표 매출량이 할당되고 임금구성 항목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로 높다”며 “실적에 대한 압박감과 고객응대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외모관리에 대한 강요로 고도의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을 할 때 느끼는 불쾌감과 우울·분노 등의 감정은 자기분열이나 자기억압의 악영향을 낳기도 한다.

실적부담은 중간관리직의 매장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과 함께 노조 조직화의 주요한 동기로 작용했다. 김 연구위원은 “화장품 판매노조 초기 조직화의 주체는 매장 매니저였다”며 “통상 경력 10년가량인 고참 사원들이 주도적으로 노조 결성에 나서면서 오픈숍인데도 불구하고 노조조직률이 90%를 상회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품 판매사원들의 작업공간(백화점 1층)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타사 조직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맹에 가장 먼저 가입(2005년 6월)한 로레알코리아노조는 나머지 4사 노조조직화에 직·간접적 매개역할을 담당했으며, 교섭에 있어서도 로레아코리아의 노사합의가 척도가 되는 ‘패턴 교섭’ 양상을 띠고 있다.

“임금에서 경영·인사 참여로 무게중심 옮겨야”

김 연구위원은 “화장품회사의 인사정책으로 판매노동자들이 젊고 근속기간도 짧은 탓에 노조의 주요활동이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노조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화장품업체의 경영·판매·고용전략에 개입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장품 6사 노조를 소산별노조로 전환하고 공동교섭을 추진하는 등 조직체계를 점검할 필요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장품 판매노조는 백화점 입점매장에 근무하는 다른 유통서비스 노동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만큼 '노조활동의 효과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