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미도파노조가 30~3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파업수순을 밟는다. 노사 간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롯데그룹과 서비스연맹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날 오후 롯데미도파 노사는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 1명을 포함해 5명의 전임자를 두고 있는 노조는 풀타임 전임자 2명과 무급 전임자 2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인 롯데쇼핑측은 “조합원수가 270명이므로 고용노동부 타임오프 고시한도(4천시간)에 따라 풀타임 전임자 2명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급이라도 고시 한도보다 추가되는 2명의 전임자는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측은 이미 7월부터 전임자임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노사의 타임오프 협상이 논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롯데미도파노조가 상급단체로 파견한 전임자이기 때문이다. 롯데미도파 사측이 무급 전임자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연맹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연맹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민주노총이 롯데 계열사 내 신규노조 조직화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면서 롯데그룹과 연맹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고조됐었다”며 “롯데미도파의 타임오프 협상은 사실상 연맹과 롯데그룹 간의 대리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비롯한 롯데그룹 서비스·유통부문 계열사의 노조 대부분은 한국노총 연합노련 등에 속해 있다. 민주노총 소속은 롯데호텔노조와 롯데미도파노조 2개뿐이다. 이런 가운데 올 4월 롯데쇼핑이 GS리테일로부터 인수한 GS백화점에 노조(롯데스퀘어노조)가 결성돼 서비스연맹에 가입하자, 롯데미도파에서 노사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롯데스퀘어노조는 롯데쇼핑노조와 복수노조 시비를 겪었으며, 결국 결성 3개월 만인 지난달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