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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자유주의 고수정책에 3대 노조와 좌파 정당 총단결 20만 집회 참석, 사상 네번째로 큰 규모  
정부 신자유주의 고수정책에 3대 노조와 좌파 정당 총단결
20만 집회 참석, 사상 네번째로 큰 규모

네덜란드 노동자들의 분노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정부의 강력한 우파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지난 2일 토요일 암스테르담 시위는 노조측이 목표로 삼았던 10만 명보다 두 배 많은 20만 명이 참가하여 참가자들조차 깜짝 놀랐다.

집회가 잡힌 넓디 넓은 박물관 광장(Museum Plein)은 참가자들이 모두 들어가기에는 사실 작았다. 수 천명의 인파들이 담광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만약 대회 장소가 더 컸다만 참가 인원은 25만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기차로 암스테르담으로 몰려든 인파가 너무 많아 기차 운행이 한 두 시간 지연되었고 역에서 한꺼번에 빠져 나오는 인의 물결로 암스테르담 중심가로 이어지는 담거리(Dam Straat)는 차량 소통이 전면 금지되었다. 말 그대로 암스테르담은 정부에 분노한 인(人)의 물결로 출렁댔다.

이날 반정부 시위에는 노동조합만 참가한 것이 아니었다. 약 5백여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연대기구인 키어 헷 타이(Keer Het Tij = 방향을 바꾸자) 역시 지역마다 공동투쟁기구를 구성하고 노조와 연대투쟁을 벌였다. 약 5만명이 이날 오전 암스테르담 담 광장 집회에 참여한 후 박물관 광장의 투쟁에 합류했다. 기자는 버스로 이날 시위 취재에 나섰다.


△오전 11시경 암스테르담 담 광장의 시민사회단체 시위 광장 ⓒ

투쟁 성공의 비결은 강력한 연대투쟁과 조직적인 동원

이날 투쟁이 대 성공을 거둔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이 투쟁은 조합원 백 이십만의 네덜란드 노총(FNV)과 조합원 30만의 기독노총(CNV) 중간직 전문직 노조(MHP) 등 3대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조직하여 투쟁을 전체 노동자 대 정부의 대결로 잡은 데 있었다.

둘째, 네덜란드 노총과 기독노총은 조합원 백 오십만명에게 모두 암스테르담 행 무료기차표를 집집마다 보내 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대중교통을 통해서 손쉽게 대중을 동원하기로 한 것이 평소 조직력이 미치지 못하는 조합원들까지 투쟁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와 네덜란드 철도공사는 10만명이 기차를 이용해 암스테르담으로 올 것으로 예상하고 1인당 10유로씩 모두 백만 유로를 지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우리 돈으로 약 14억이 표 구매에 들어간 것이다. 또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돈이 없어서 집회에 못 가는 실직자들이나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표를 주는 따뜻한 연대의 정신을 발휘했다.


△암스테르담 시내를 가득 매운 시위인파 ⓒ

셋째, 몇몇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이 대중들을 선도했다. 9월 20일 유럽 최대의 로테르담 항구를 24시간 멈춘 로테르담 항만노조는 같은 날 도심의 6만 시위를 주도하면서 투쟁의 핵심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항만노조는 70년대 말에도 가장 투쟁력이 강한 노조로 장기간 파업을 이끈 바 있다.

또 소방노조의 투쟁 역시 중요한 모범이 되었다. 소방 노동자들은 다른 업종보다 힘이 많이 들고, 언제든 화재가 발생하면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법에 명시된 정년퇴직 나이인 65세보다 십년 일찍 퇴직해왔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조기 퇴직 연금제도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소방 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암스테르담 시청 점거 등 강경 투쟁을 벌였고, 투쟁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소방차를 몰고 시위현장으로 가 폭죽을 터뜨리며 요란한 시위를 벌였다.

평소 같으면 지나친 폭력행동으로 매도될 이들의 행동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투쟁력을 오히려 증대시키는 구실을 했다.

넷째, 노조는 전국의 번화가 마다 10월 2일 시위를 알리는 대형 포스터 광고를 붙이고, 국민들에게 귀가 따갑도록 이날 시위를 알렸다. 시간이 흐를 수록 10월 2일 시위를 모르면 네덜란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위 홍보가 충분히 되었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이날 시위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정부 스스로였다. 정부는 정부의 정책 말고는 대안은 없다며 노조와 야당의 비판을 무시해버렸다. 대안이 없다고 하는 상대와 협상이 될 리가 있는가? 정부를 압박할 유일한 수단은 집회 밖에 없었다.


사회적 합의의 모델 네덜란드, 정부가 노동자를 무시했다

현재 네덜란드 노사관계는 다시 70년대로 돌아간 상황이다. 정부는 정부를 신뢰하고 따르라고 말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집권 3당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져 제 1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32% 보다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과반수 이상에서 약 20%의 지지율을 잃은 것이다.

정부는 노동조합을 과소평가했다. 사회 대협약 모델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노동조합은 다른 유럽나라들에 비해서 상당히 온건한 성향이었다.

근 20년 동안 투쟁다운 타쟁을 해보지 않은 노조는 작년에 정부의 대규모 사회복지예산 삭감에 반대한 투쟁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고, 정부는 노조의 힘이 약한 것을 알고 올해 다시 대규모의 사회복지제도 폐지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의 불만은 정부나 노조 상층부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집회에서 집회를 준비한 노조 상층부가 예상한 인원보다 배 이상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발컨엔더 수상은 물러가라는 푯말을 들고 행진하는 장애인 가족, 정부의 재정 삭감으로 장애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

조합원 백 이십만의 네덜란드 최대의 노총 FNV의 로드바이크 드 발 위원장은 대표적인 온건 성향을 대표해왔다. 네덜란드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에도 나왔듯이 그는 평소 경제계를 대표하는 작 스라븐 경총 위원장과 스스럼 없이 친구 사이라고 말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 그러나 경제계가 겉으로는 입을 열고 있지 않지만 정부를 뒤에서 지원하면서 이들 둘의 관계는 차가워졌다.

한치의 양보없는 노·정, 대정부 투쟁 파고 높아질 듯

네덜란드 노총 로드바이크 드 발 위원장은 "정부는 이미 정부 계획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마쳤고, 의회의 과반수가 찬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에 대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정부계획은 하원만 통과한 것이며, 앞으로 상원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각 장관들에 대한 의회 질의가 남아 있고, 법 제정도 거쳐야 한다.

아직 정부정책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가 오늘 집회를 보고 국민들의 뜻을 알게 되었다면, 내일이라도 우리에게 와서 협상하라. 정부가 진정으로 협상할 의지가 있다면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말하며 협상의 가능성을 남겨 두었다.

그러나 아르트 얀 더 허우스 사회정책부 장관은 “노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상당히 인상적인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정부가 현재의 계획을 수정할 뜻은 없다.

우리는 노조가 투쟁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온다면 언제든 협상할 의사가 있다”며 노조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주장했다.


△ 발컨엔더 수상의 동상을 쓰러뜨리는 시위대, 레짐 체인지는 네덜란드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강경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로테르담 항만 노동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전국 총파업’과 ‘내각 사퇴’를 부르짖었다. 이들은 현 정부 하에서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총파업 투쟁으로 정부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의 부수상으로 사실상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지휘하고 있는 헤릿 잘름 재무장관은 IMF장관회의 차 워싱턴을 방문 중 가진 인터뷰에서 “IMF 역시 현재 사회의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는 것에 정부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 노조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부의 조기퇴직제도 폐지는 대정부 질문을 마치고, 집권 연정이 찬성한 만큼 더 이상 협상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가 계속 협상을 거부할 경우 대중교통, 의료, 행정, 산업 부문별 파업을 통해서 계속 정부를 압박하고 야당과 함께 조기퇴직제도 유지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를 조직하는 것에 대해서 내부 논의하고 있다.

한국 노동운동과 민주노동당, 네덜란드 시위를 주목해야

사회복지제도와 노동관련제도의 개악에 반대하는 네덜란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정규직 법안 개악에 반대하는 한국 노동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좌파 야당과 네덜란드 노총이 검토하고 있는 정부의 조기퇴직제도 개편안에 대한 국민투표 같은 전술은 한국에서도 양대노총과 민주노동당이 함께 추진해 볼만 한 것이다.

그리고 전국 집회 홍보를 위해서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건은 다르지만 네덜란드나 한국이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정부에 노동자들이 반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금 시대에 정부 안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말에 네덜란드 노동자들은 “당신들 머리에서는 대안이 없을 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연대의 정신이 있다. 대안은 우리가 만든다”는 말로 화답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올해 9월은 노동자들의 투쟁 열기로 뜨거웠다. 뜨거운 가을은 10월로 이어질 것인가? 3대 노조의 연대를 유지하면서 노조가 현재 형성된 국민들의 지지를 유지해 나간다면 올해 10월 역시 뜨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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