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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주 간부들과 연맹일꾼으로 구성된 9명의 순회단을 중심으로 7개 골프장 노조, 1개 지역 노조, 4개의 지역본부와 지구협이 연대하여 5일간 연인원 175명이 참여한 남여주 G.C. 노동조합의 전국순회투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그간 9개 주주사를 11회 방문하여 면담과 집회를 열었고 실크리버, 유성 노조의 투쟁을 지원하였다.
골프장 노동조합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이번 전국순회투쟁은 비록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성과와 교훈을 남겼다.

새로 온 남여주 대표이사가 대중골프장으로서 취지를 살리고, 투명하고 합리적 경영을 하며 그간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여 노동조합과도 법과 원칙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취임사는 바로 노동조합이 줄기차게 요구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최초의 포부와는 달리 실현되는 것은 하나도 없이 한달이 넘게 시간만 흐르고 오히려 노동조합의 요구는 다 들어주되 단체협약을 꼭 체결해야겠냐는 입장표명에 이르러서는 이 사람이 노사문제를 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김을 빼는 고도의 술책을 부리는 것인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면서 주주사의 반대로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둘러대었다.

좋다! 그렇다면 주주사를 치자. 주주사의 입장을 먼저 들어보고 만약 남여주 노동조합을 탄압하라고 했다면 아예 주주사 앞에 멍석깔고 한판 벌이자! 21세기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전문스포츠업인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경영진이 노조탄압을 요구했다면 말할 것도 없다, 비리와 부조리를 방관하고 자신도 비리로 돈벌려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이다. 이런 주주사는 골프장 업계에서 얼굴을 못 들도록 끝가지 물고 늘어져 톡톡히 값을 치르도록 하자.
만약 주주사가 노조탄압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로 노동조합을 우롱한 남여주 임원진에게는 불벼락을 내리자. 투서사건만 해도 그렇다. 만약 자기 가족 중에 누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있을 때 동네사람들 모아놓고 그 소문을 공개부터 하겠는가?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가정파괴범이나 다름없는 비열하고 파렴치한 짓을 하고서도 어쩌면 사과 한마디 없을까? 되먹지 못한 인간들에겐 그저 매가 약이다.

이런 결의로 시작한 순회투쟁이었다. 처음 하는 거라 미비한 것이 적지 않았고, 일정도 몇 번씩 바뀌었고, 순회단도 차량 2대 규모는 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첫날 새벽에 일어나 자유CC로 가는데 왜 그리 추운지, 모든 게 어설프기만 하고, 우리는 10명인데 사측에서는 떼거지로 나와 우리를 융숭(?)하게 맞아주고...
에라, 방송 크게 틀고 펼침막 내걸고 구호와 함성 지르니 한결 나아졌다. 오가는 직원들에게,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인사도 하고 소식지도 나누어주었다. 반응은 좋았다. 자유CC 사장 나와라, 자유CC 직원들이 진정 자유를 찾으려면 노동조합을 결성하라, 여러분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경기보조원 언니들도 노동조합해서 타구사고에, 벌당에, 부당한 대우 없애자며 연설을 했다. 정문에 늘어선 직원들은 자기들은 직원이 아니라며 우리를 피했다. 삼성 계열사치고는 어딘지 좀 어수룩했다.
다시 남여주로 돌아올 땐 햇빛도 비치고 제법 날씨가 따뜻해졌다.

발대식을 마친 다음 날부터는 일사천리였다. 가는 곳마다 회사 관계자들이 나왔다. 회원제 골프장이라 순회투쟁단이 펼침막을 들고 서있거나 방송을 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부담이 되는지 집회만은 자제해달라는 입장이었다. 되도록이면 빨리 면담을 마치고 싶어했다. 면담은 주로 김수완 위원장과 함영배 수석부위원장이 들어갔고 주주사에선 대표이사, 팀장이 나왔다.
대표이사는 권한이 있는 만큼 시원하게 대화가 진행되었고, 팀장이나 부장은 그들대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했으면 노동조합이 전국순회를 하게 만드냐며 자신들에게 튀는 불똥의 책임을 남여주 경영진에게 돌렸다. 의외로 주주사 관계자들은 남여주 골프장 직원들의 실상, 조합원들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대우에 대해 잘 몰랐고 지금까지 회사측 이야기만 들었다며 이렇게 노조측 이야기를 들으니 상황이해가 된다고 하였다. 특히 투서공개에 대해선 오히려 주주사들이 투서를 공개한 남여주 간부들을 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하지 않느냐, 그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노사문제를 포함한 남여주골프장 경영문제는 남여주 사장의 권한이지 자기들은 권한이 제한되어있다고 발뺌(?)을 하였다. 임원임용, 예산승인, 이익금처분 등 큰 것은 문화관광부에서 다하고 세부사항은 남여주 임원진들이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진실은 밝혀졌다. 권한은 문광부와 남여주 임원들에게 있다. 남여주 경영비리와 노조탄압에 책임있는 자들, 자기들이 했으면서도 안했다고 거짓말을 해댄 자들에게 머지않아 권한에는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다.
조합은 주주사들에게 1%의 지분이라도 있으면 남여주 골프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똑바로 해라, 남여주 노동조합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노동조합으로서 당연한 요구인 단협체결을 바라고 있지 돈을 바라거나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똑똑히 알아달라, 남여주 노사관계가 원활히 해결되도록 주주사에서도 노력을 하라는 취지의 말을 전하였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밖에서는 방송선전도 하고 피켓선전, 소식지 배포를 하였다. 주주사들마다 난리였다. 애꿎은 경비아저씨들 총동원하고, 지나가는 코스관리부 직원들과 경기보조원들, 일용직인 듯한 아줌마들은 데모하는거 보며 신기해하고, 우리가 인사하면 같이 손 흔들어주고, 마이크 소리는 병풍처럼 둘러친 산을 빙- 돌아 웅장하게 울려퍼졌다.

경기권에서는 경기북부지구협과 선운필로스 위원장이 포천까지 와주었고, 충청권에서는 상록, IMG, 익산까지 연대해서 규모있는 집회를 하였다. 상록 조합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 4대의 차량으로 12명이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주었고 익산 동지들은 그 먼 순천 승주CC에 8명이 찾아와 광주전남 동부지구협과 함께 마지막 날을 장식해주었다. 연대의 소중함과 동지애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불원천리 달려온 동지들과 수고를 마다않고 집회신고를 해준 동지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우리 투쟁에 관심을 갖고 여러 단사에서 격려전화도 해주고, 투쟁기금을 지원하기도 하였고 인터넷신문과 지역신문에서도 취재를 해갔다. 특히 연맹에서 여러모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순회투쟁 전 기간을 결합하여 커다란 힘이 되었다.

이번 순회투쟁이 아무 탈없이, 다친 사람없이 무사히 마무리된 것이 우선 다행이다.
이번 투쟁의 첫번째 성과는 주주사 집회와 면담을 통해서 남여주 경영진과 문광부의 책임을 확인했다는 점과 남여주 골프장의 진실, 노동조합의 요구를 직접 전달하여 이해를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두번째 성과는 남여주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투쟁력이 몰라보게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각자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고 위원장의 지휘아래 조합원 전원이 일사불란하게 투쟁하는 기풍이 만들어지고 집단적 논의, 집단적 결정과 이에 따른 완강한 추진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번째 성과는 1개 단사를 넘어 골프장 노동자의 문제, 경기보조원의 문제를 가지고 전국차원의 투쟁전선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첫 출발이라 사회적 반향이 일어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골프장 노동자, 서비스 노동자 투쟁의 전국화에 의미있는 첫 걸음을 뗐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여주 골프장의 투쟁은 새로운 차원으로 돌입한다. 사장 취임이후 몇마디 달콤한 말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역시 중요한 건 노동조합의 힘이지 사측의 태도가 아니었다.
이번 순회투쟁으로 한결 높아진 투쟁력과 거칠 바 없는 기세로 9월 30일(화) 노동조합 창립 1주년 기념식과 파업출정식을 힘차게 치뤄내고 남여주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가겠다.

동지들의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합니다.
<사진뉴스에서 순회투쟁의 생생한 현장을 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