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한가위 백화점 유통노동자 합동 차례 지내기
-2012.9.25 롯데백화점 본점 앞-
유세차~
2012년 임진년 음력 팔월 십오일 한가위를 닷새 앞둔
오늘 양력 구월 스무닷새 날,
저희 백화점노동자들은 여러 조상님들을 모시고
삼가 맑은 술과 몇 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차례를 지내오니
강림하시어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저희가 이렇게 서울 한복판 롯데 본점 앞에서 합동 차례를 지내게 된 것은
송구스럽게도 저희 백화점 노동자들은 올 추석에는
고향에 가지 못하게 되어서 입니다.
백화점들은 예년의 명절 이틀 휴점을 하루로 축소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설날과는 달리 올해 추석휴점은 이틀로 확정했다고 합니다.
모두다 우리 서비스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선전전해 온 결과로 백화점들이 여론의 눈치를 보게 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분위기 파악 못하는 비겁한 롯데백화점은 직원들 애만 태우며 결정을 못하고 휴점을 하루한다. 이틀한다 소문만 무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정이라도 빨리해야 차표를 예매하든 할텐데,... 고향 갈 준비를 하든 할텐데,.... 참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는 나쁜 롯데백화점입니다.
하루 휴점으로는 도저히 고향에 갈 처지가 못됩니다.
고향은 커녕, 집에서 지내는 설 차례상 준비도 일끝내고 밤새 해야 할 형편입니다.
잘 나가는 유통재벌들 사장님, 회장님들도 다들 조상이 있고, 차례상 차릴진대,...
왜 이렇게 우리 직원들은 일년에 한번 고향에도 못내려가게 한답말입니까?
백화점 여성노동자들의 한 가정에 엄마이고, 며느리인데, 더도말고 이틀만 휴점하자는 게 과한 요구입니까?
할아버지 , 할머니, 여러 조상님들!
사회적으로도 에너지절약이 화두이고, 중소상인들도 함께 살자고 아우성입니다.
백화점 대형마트에서는 영업시간 단축하고 휴점을 늘리면 소비자가 불편해 할 거라 하지만,
올해 초 여론조사에서는 우리 국민 70~80%가 대형유통매장 영업시간을 줄이고, 백화점 설연휴 이틀 휴점에도 동의를 했습니다.
우리 고객님들 참 고맙지요~
제발! 2012년 임진년 한가위만이라도 아둥바둥 살아도 사는 건 더 팍팍해지는 우리 노동자 서민들이 오랜만에 가족친지 만나서 송편먹으며 고향하늘 보름달 한번 쳐다보고, 다시 힘받아서 일터로 돌아올 수 있게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우리 참한 유통매장 직원들은 인간대접 받으며 일하며,
백화점 영업시간 단축하여, 쉴 때 쉬고 잠 잘 때 자고나서
진짜 웃으며 고객들 맞이할 수 있게 해주소서~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