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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인이 때려도 '콜' 끊길까봐 맞기만…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대리운전 기사들

 

폭력에 저항했다간… 회사, 고객 불만 접수땐 '락' 걸어서 밥줄 끊어
사고 보험혜택은 업체서 "퇴사" 편법처리 큰 사고땐 보상 못받아
지켜줄 법은 지금 6년전부터 번번이 폐기 그나마 인권 조항 없어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대리운전기사 천모(46)씨는 2008년 7월 차주를 태우고 목적지인 인천 양산동에 도착해 차주에게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조수석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차주는 "내 집도 정확히 모르냐"며 갑자기 왼손으로 천씨의 콧등을 쳤다. 코피가 쏟아졌다. 천씨는 "시속 70~80㎞로 달리고 있었는데, 까딱 했으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이모(44)씨는 19일 자정께 목적지에 도착한 차주와 실랑이를 벌였다. 대리요금을 달라고 하자 차주는 "내가 있던 업소 웨이터로부터 받지 않았냐"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줬다" "좀 전에 준 것 같다" 등 계속 말을 바꾸며 요금지불을 거부했다. 시비가 길어지자 차주는 이씨의 목과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러나 손님과의 다툼이 득이 될 게 없다는 걸 잘 아는 이씨는 어떤 저항이나 반항도 할 수 없었다. 이씨의 안경알은 깨지고 얼굴은 시퍼렇게 멍들었다. 다음날 이씨는 대리기사 일을 그만뒀다.

대리기사 이동국(52)씨의 억울한 피살 사건(본보 19일자 11면 보도)을 계기로 대리기사들의 심각한 인권침해 실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차주의 폭행과 욕설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대리기사를 보호할 법적 장치는 너무 먼 게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건 이른바 락(lock)이다. 차주가 대리기사에 대한 불만을 업체에 제기하면 업체는 해당 대리기사가 더는 손님들의 '콜'을 프로그램 단말기 상에서 볼 수 없도록 락을 걸어버린다. 손님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지만 결과적으로 차주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다. 대리기사 이모(43)씨는 "락에 걸리면 사실상 밥줄을 놓는 것이라 술에 취한 손님들이 주먹으로 때리거나 갖은 욕을 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업체간 치열한 경쟁도 대리기사들을 짓누르고 있다. 고 이동국씨 추모협의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모(40)씨는 "대리업체들이 손님 알선료로 대리요금의 20%정도를 떼가는데, 강제완료 강제배차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완료란 대리기사가 차주의 폭력 등에 항의해 도중에 운전을 그만둬도 운행을 한 것처럼 처리해 수수료를 떼가는 것이다. 강제배차는 대리기사가 업체의 콜을 거절하면 건당 과징금 500~1,000원을 부과하는 걸 말한다. 정씨는 "싼값에 대리운전을 시키는 일명 똥콜에 걸려도 과징금이 무서워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대리기사들은 "이러다 큰 사고가 나도 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부 대리업체가 소속 기사를 보험회사에 등록시킨 후 대리운전 보험증을 교부 받은 뒤 이중 일부가 퇴사했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돌려받는 편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리기사는 "작은 사고가 터지면 대리기사를 맞바꾸는 식으로 넘어가지만 중상이나 사망 등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가 일일이 조사하기 때문에 회사가 편법으로 보험에서 뺀 대리기사들은 큰 곤경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6년 전부터 국회에 상정된 대리운전 관련 법은 번번히 중도 폐기됐다. 이러다 보니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보호원 등에 강제배차, 강제완료 등에 대해 부당하다고 신고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관련법이 없어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뿐이다.

추모협의회 대변인 정씨는 "국회가 대리운전 관련 법을 만들겠다고 준비하고 있지만 차주와 대리업체의 이익만을 보장할 뿐, 대리기사의 인권 관련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리기사들의 불안정한 삶이 그들로 하여금 신호위반, 과속 등 불안한 운전을 부추기고 있으니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대리기사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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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대리운전 기사들이 서울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의 한 빌딩 앞에서 손님들의 '콜'을 기다리며 새벽까지 앉아 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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