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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노조소식






달아 달아 찌그러진 한가위 보름달아 | 인터뷰 2006/10/01 19:44  


http://blog.naver.com/hsl8809/110009292230



달아 달아 찌그러진 한가위 보름달아  

추석을 앞둔 거리의 노동자에게 말을 걸다  
  

오도엽 기자 odol@jinbo.net / 2006년09월29일 13시57분  

“최소한의 (노동자) 권리를 지키자고 나섰는데, 인륜마저 희생해야 한다니…
. 답답하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추석을 앞둔 투쟁사업장
노동자의 목소리다.




고향집 뒷산에 보름달이 떴다.




한가위가 눈앞에 다가왔다. 모두 명절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해고를 당하거나 파업을 진행하는 사업장 노동자에게 명절은
착잡함 그 이상일 거라는 판단에 투쟁사업장 노동자에게 말을 걸었다.


또 실수를 했다. 이들에게는 명절을 생각할 겨를조차도 없었다.
이미 투쟁사업장 노동자에게는 명절이 사라졌다는 것만을 확인하였다.


르네상스호텔 함소란 씨의 달


함소란 씨. 그는 르네상스호텔 룸메이드다. 지난해 12월 31일 호텔은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 벌써 9개월 째 호텔 앞에서 동료들과 복직투쟁 중이다.


“추석이요? 벌써 (해고된 지) 9개월이 됐잖아요. 실업급여도 끝나고
생활이 굉장히 어렵죠. 저희 조합원 평균 나이가 50대이고,
여성가장들이 많아요. 어렵다는 것 말로 하지 못하죠. 추석이 다가오니
서글프죠.”


2002년 12월 르네상스호텔은 정규직이던 이들에게 명예퇴직을 강요하며,
용역회사로 떠밀듯이 넘겠다. 정규직일 때는 상여금도 900%이었는데,
용역회사로 오니 연봉이 1/3으로 줄었다. 2004년 3월에 노동부에 진정을
해서 불법파견을 판결 받았고, 노동부는 호텔 측에 6월 5일까지 직접 고용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회사는) 꿈쩍도 안 해요. 검찰은 조사만 했지 사 측을 기소를 하지
않아요. 불법파견이 분명하고 고용을 하라는 판결은 휴지에 불과해요.
고용은커녕 지난해 말에는 계약해지로 저희들을 거리로 내쫓았어요.
법이 있는 나라인지, 너무나 억울해요.”


함소란 씨는 80이 넘은 노부모와 딸을 키우는 여성가장이다. 그에게 지난
9개월은 지옥과 같았다. “추석이야 이대로 맞이한다 해도 설에는 꼭 복직을
해서 기쁜 마음으로 명절을 맞이할 거예요.”


한우물정수기 김종일 씨의 달


올해 마흔 둘 김종일 씨. 석 달 가까이 파업농성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한우물분회 조합원이다.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아내가
친척이 장사하는 곳에 나가서 일을 한다. 월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받아 꾸역꾸역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한 빨리 파업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하는 꿈밖에 없다고 한다.




고향집 처마 밑엔 객지에 나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이 매달려 있다.




올해 2월 13일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한우물정수기 사측은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좌익이다”는 말까지 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파업 77일을 하고, 교섭의 문이 열렸다. 한우물분회의
요구는 요구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들다. ‘노동조합을 인정하라, 단체교섭을
하자.’ 당연한 요구가 한 가정의 가장이 석 달간 집에 생활비 한 푼 가져다
주지 못한 이유다.


김종일 씨에게 추석을 묻는 것은 가슴의 생채기에 소금을 뿌려 고통을
배가 시키는 일이었다. “나만이 아니라 조합원들 다 마찬가지다.
가족들한테 못할 짓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며 한숨을 내쉰다.


“노동조합이 만들고 나서, 노동자의 긍지를 알게 되었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피부로 느껴지니 어려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답답한 마음이야 말로 다할 수 없지만, 억울해서라도 기필코 노동조합을
지키겠다고 다짐을 한다. “추석연휴 기간에도 일산의 파업 농성천막을
지킬 겁니다. 꼭 이기는 것만이 가족에게 안긴 상처를 닦아주는 일이겠죠.
”라며 짙푸른 금속노조 조끼를 껴입는다.


이젠텍 김선엽, 이인훈 씨의 달


“장모님 올해는 찾아뵙지 못하겠네요. 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꼭 승리해서 좋은 얼굴로 찾아뵙겠습니다
.” 평택에 있는 금속노조 이젠텍분회의 이인훈 조합원. 올 추석에는 부산의
처갓집을 갈 수가 없다.




한 시절을 뜨겁게 살아온 이들이다.




이젠텍도 한우물과 마찬가지다. 노동조합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 6월 22일 파업을 시작하고 100일이 되어간다.
39일간 대표이사실 점거농성을 끝내고, 현재는 평택시청, 노동부 평택지청과 이젠텍의 원청회사인 만도, 한라공조 등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김선엽 씨는 전북 김제로 추석을 쇠러 간다. 부모님이 고향에 계신다.
“솔직한 심정으론 고향에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추석 전에 아버님
생신도 있어 어쩔 수 없이 내려간다”고 한다.


“추석이 지나고 나면 회사에서 성실하게 교섭에 나와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면 좋겠어요. 하루빨리 회사 안에 들어가 동료들과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가위 하늘에 휘영청 밝게 뜰 보름달은 이들 노동자의 마음을 알까.
이들에게도 한가위 달은 뜰까. 둥글어야 할 한가위의 달은 과연 모든
이의 눈에 둥글게 보일까. 찌그러진 한가위 달을 봐야하는 마음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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