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실질적 쟁취와 서비스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서비스연맹 전국순회투쟁 3일차! - 부산

해운대의 아침은 세찬 바람으로 시작했다. 열사들의 피맺힌 한이 마치 소리내며 살아있는 자들에게 외치는 듯 했다. 아침 6시 30분. 해운대 까르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했다. 까르푸 지부장, 사무국장, 부산 리베라 호텔 위원장, 피자헛 부위원장이 함께 했다.

8시 30분 부산 유레스세이브존 위원장이 합류해서 곧 바로 롯데백화점으로 출발! 바다를 가로지른 광안대교는 시원스레 뚫려있었다. 보안실 직원들, 청소하시는 아저씨와 실랑이가 있었지만 역시 대부분의 직원들은 주5일제, 백화점 주휴점제에 맞장구를 치며 적극적으로 반겨주었다.

11시.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 조문을 갔다. 입구에서부터 색색의 펼침막이 걸려있고 조합원들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었다. 여러대의 크레인 중에 파란색 크레인에 열사의 대형 사진걸개가 걸려잇었다. 현장 곳곳에 천막이 빼곡이 들어차있고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집회준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었다. 학생들, 민주노동당원들, 지역동지들, 문예동지들도 눈에 띄었다.

빈소에 분향하고 절을 하는데 울컥 무언가 치솟아 오른다. 유성C.C이경희 위원장은 벌써 펑펑 눈물을

쏟는다. 열사의 누님들이 흐느끼는데 차마 볼 수가 없었다. 85호 크레인으로 올랐다. 가파른 철제계단, 손에 잡히는 감촉이 차갑다. 한참을 올라가니 열사가 농성을 했던 운전석이다. 2명의 조합원이 조문객을 맞이했고 분향소가 차려있었다. 사방이 훤히 보이고 전망은 탁 틔였건만 답답함이 조여왔다. 겨우 한 사람이 누울만한 운전석엔 담요가 깔려있고 저 아래 대형설비와 부품들은 성냥갑처럼 오밀조밀 붙어있다. 저곳에서 129일 농성을 하며 동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희망을 봤을까? 현장 투쟁동력이 떨어졌다고 비관했을까? 그래도 22년 바친 청춘을 되새기며 홀로 위안을 했을까? 휠리스를 기다리던 아이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세상을 떠났을까...

아- 조까튼 세상이다. 진짜 개가튼 세상이다. 금속동지들에게 현장상황과 투쟁진척정도를 듣고 다시 롯데백화점으로 향했다.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는데... 노동운동이 너무 세져서 권력이 되고 귀족이 되었다는데,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연 6000만원을 받는다는데... 왜 대기업 노동자가 죽냐고?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신하냐고?

롯데백화점의 화려한 외관. 번쩍이는 매장과 너무나도 밝은 조명등. 거기에 깔끔한 유니폼. 이 화려함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오로지 고객을 위해서 일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의 사연을 누가 알까? 연중무휴 바겐세일이 우리에게는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고, 달콤한 10분의 아침잠마저도 누릴 수 없게 하고, 노동력

재생산의 충전기회를 앗아간다는 그래서 천근같은 무게로, 노동이 소외와 상실의 굴레로 다가온다는 걸 그누가 알수 있을까?

울분을 삭이며 선전전을 진행했다. 시민들에게 웃음을 지으며 서비스 노동자의 현실과 노동열사의 뜻을 알렸다.

2시 부산역 총연맹 집회에 참여했다. 광장엔 5천여명의 동지들이 모였다. 부산만이 아니라 경남 전역에서, 광주전남과 전북, 수도권 조합원들이 함께 했고, 노동만이 아니라 학생, 청년, 여성, 당원 동지들도 같이 했다. 나오는 연사들마다 센(?) 연설을 했지만 어딘가 한구석 비어있는 듯 했다. 다들 비장한 얼굴, 메마른 표정, 가득찬 분노가 분출구를 찾지못해 꿈틀거리는데 승리의 희망, 투쟁의 미래가 확연히 보이는 건 아니었다.

상황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싸움이 아니라, 전망없는 끝모를 싸움이 아니라 이기는 싸움, 신나는 싸움, 만사람을 움켜잡는 싸움, 그래서 산악도 무너뜨리는 싸움으로 조카튼 세상을 바꾸자! 전국도처에서 투쟁을 하자!  모든 업종 모든 부문, 모든 세력이 항쟁에 나서자! 전국순회투쟁을 보다 가열차게 벌여나가고 이 투쟁을 비상시국투쟁으로 몰아가자! 연맹의 조직력을 극대화해서 서울에서도 싸우고 부산에서도 싸우고 대전에서도 싸우자! 11월 9일을 1차 기점으로 범국민항쟁을 만들어가자!

열사의 소원이다!
손배,가압류 철회하라!

손배,가압류 철회! 노동탄압 분쇄! 비정규 차별철폐! 파병반대!
노무현정권 규탄 전국노동자대회!!!


가을이 오는 듯 하더니 어느새 겨울날씨로 변해버려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대던 종로거리.

그 차가운 바람만큼이나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몰아가는 총자본의 공세는 그 어느때보다도 치밀하게 다가온다.

이제는 물러서지도 않는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곳도 없다!
그리고, 더 이상 죽음으로만 항거하지 않겠다!
살아서 투쟁하자!

서울과 부산, 대구에서 동시다발로 열린 노동자대회는 이미 집회시간 전부터 많은 노동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어느새, 종묘공원은 각 조직들의 깃발들로 물결을 이루고, 참석자 모두들 비장한 각오의 표정으로 삼천여 노동자대오들이 자리를 정돈하고 있다.

지난 5월14일부터 167일째 총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리베라호텔동지들, M&A 협상과정에 있고 11월5일 조합원총회투쟁을 게획하고 있는 뉴코아동지들, 농협유통, 동원 F&B등 연맹대오는 무대 오른쪽에 자릴 잡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투쟁사업장 발언으로 연단에 오른 리베라박동민위원장동지는

'천민자본의 대표격인 신안자본에 맞선 투쟁은 현정권을 심판하는 투쟁이기에 동지들의 관심과 연대를 기대한다'라며 '조합원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결의에 찬 목소리를 외쳤다.

본행사까지 마무리한 5시 30분경 예정된대로 탑골공원으로 행진이 이어질 무렵 정권의 직할대 이자 하수인인 폭력경찰들은 행진이 시작되자마자 행진을 앞에서 막고 대오를 폭력적으로 인도쪽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노동자들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행진까지도 마치 우리를 우리에 가두듯 방패를 높이들고 담을 치듯 사방을 가로막았다.

행진을 저지당한 대오들은 종로거리에 연좌하여 이곳 저곳에서 폭력경찰들을 향해 야유와 분노의 함성을 외쳤고, 조직적으로 '가투'를 벌였다.


선봉에서 집회투쟁을 사수하기위한 동지들의 노력으로 '일몰이 지났기 때문에  불법집회이니 즉각 해산하라'는 경찰차의 방송에도 개의치않고 대시민 선전전과 투쟁연설을 계속하였고 연좌한 동지들은 자리를 지키면서 '열사의 뜻이다! 손배,가압류 철회하라!'를 밤깊은 종로하늘을 향해 소리높혀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렇게 노동자들의 함성은 늦은밤까지 계속되었고, 8시가 다되어서야 마무리집회를 가질수있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현장에서 함께투쟁할 것을 약속하면서 전체집회를 마쳤다.■

"열사정신 계승! 민주노총!"

[민주노총 제30차 임시대의원대회]

■ 일 시 : 2003년 10월 31일[금] 12시 30분
■ 장 소 : 서대문로터리 드림시네마(구 화양극장)
■ 안 건 : 열사정신 계승, 노동운동 탄압 분쇄 투쟁 결의건과 기타 안건


[뉴코아노조 - 금일 오후 2시에 쟁대위회의 개최!!}

노조는 금일 오후2시 평촌노조사무실에서 제6차 쟁의대책위원회의를 개최하고 11월 5일 조합원총회투쟁등 향후 세부적인 투쟁게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5일 있을 조합원 총회투쟁은 지방조합원전원이 참석할 것을 내부적으로 독려하고 있고, 사측은 전날인 4일 정기휴점이후 이어서 총회를 하는것이어서 대응이 주목된다.
노조는 앞서 28일 있었던 3자협상에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M&A 교섭을 준비중이다. (기본협약내용은 홈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