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는 제정신이 아니다?

<매일경제신문>은 사설에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말한 ‘국민안전에 대한 테러’를 인용하며 “북 청와대 타격 운운하는 데 야 필리버스터 제 정신인가”라고 반문한다. 국회법에 따른 의정활동을 이렇게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이성을 잃은 자본언론이다. <매일경제신문>은 “野, 평생 야당하려고 테러방지법 막는 필리버스터 하나” 제목의 사설에서 필리버스터를 국회선진화법, 의장직권 상정 제한에 더해 3중 장치라고 비판한다. 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만든 법이지만 지금은 여당이다. 필리버스터는 어느 당의 유불리가 아니라 국회 의정활동에 있어 민주적 토론의 장이다.

<조선일보>는 사설 “국회 혐오키우는 필리버스터, 그래도 與가 정치력 발휘하라”지만 여권 지도부가 막말을 하고 있다. 이 사설은 ‘국가적 대테러 역량기본법이기 때문에 국정원이 우려를 불식시키는 강도 높은 국회에 설명’ 할 것을 요청한다. 국정원의 셀프 혁신안은 여러 차례 제출된 바 있는데 논조를 보면 국회 위에 국정원이 있다. <문화일보>는 “野 필리버스터 발언, 국정원 기능 원천 부정 아닌가”라고 공격한다. 일종의 색깔론이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교실 방치하는 이재정 교육감 어쩌자는 건가” 제목 사설에서 사고를 목숨을 잃은 단원고 2학년 교실을 존치함으로써 ‘재학생들이 정상적 교육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세월호 침몰로 단원고 학생 250명이 수장된 뒤 2년이 다 되도록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기억교실’을 없애자고 하는 것을 유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 터인데도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사드는 결국 미-중 협상용인가” 제목 사설에서 사드는 ‘한국의 안보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단순히 남북 문제만이 아니라 동북아 군사외교문제라는 것을 외면할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은 “한중 사드갈등, 긴 통일 노정의 출발일 뿐” 제목 사설에서 ’미·북보다 한·중대화가 더 중요하며 중국 경제 보복 가능성은 단견‘이라고 주장한다. 핵폐기와 평화협정에 관한 북미 비밀협상을 모른 체 하거나, 중국의 경제보복 사례를 없었던 것으로 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군사외교든 정치경제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힘의 관계 속에서 변화발전하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고용률 위주의 정책전환 노동개혁에 성패 달렸다” 제목 사설에서 ‘노사정 합의보다 전문가들의 합리적 방안’을 주장한다. 한국노총과의 야합을 칭송하다가 한국노총이 파기를 선언하고 나서 바뀐 태도다. 고용률에 전문가들의 합리적 방안이 뭔가? 결국 단기고용 비정규직 일자리 늘리겠다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은 “일자리 중심정책이 오류에 빠질 가능성도 유의해야”한다는 사설에서 고용률이 ‘허드렛일’을 만드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대안도 없이. 저성장 시대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다.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 2016.2.25.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