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여성 백수 시대

“여성실업자 40%가 대졸, 지난 달 20만 명 육박, 1년 새 57% 급증”(동아일보), “졸업=백수, 대졸 여성 실업자 사상 최대”(국민일보), “대졸 여성 백수 20만명 육박”(서울신문), “대졸女 백수 20만 명 육박 사상 최대”(세계일보)는 금융위기가 “고용악화, 여성에 더 타격”(한겨레)을 가져 온 것과 맞물린다. “34세 이하 청년 고용률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세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끝에서 두 번째”(파이낸셜 뉴스)이고 남녀 차별이 큰 나라에서 여성대졸자의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장처럼 아직도 대졸여성에게 현모양처를 요구하는 현실을 보면 이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아르바이트 구직자 50대 이상 크게 늘어”(한겨레), “대졸 백수 날로 늘어가는 데 정부 취업대책은 뒷걸음”(세계일보)이다. 현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실업자는 고용된 노동자들을 유용하게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산업예비군인 셈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해외생산비율 줄여라”(중앙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한국일보)고 하자

“금속노조, 현대차 해외생산 비중 동결 요구,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딴죽, 제동”(한국경제, 서울경제)을 걸고 있다고 딴죽이다. 국내에서 고용된 노동자가 자신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주장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노동자들은 미래의 불안 때문에 국내 투자 대신 해외투자 확대를 우려한다. 다국적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사전 예방조치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 노조, 해외생산 50% 내로 제한...사측, 말도 안 돼”(경향신문)라면서 노조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주주나 경영자만이 주인이 아니다. 정부나 노동자 그리고 지역사회 역시 이해당사자로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기까지의 기여도를 감안할 때 노조의 요구는 정당하고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한다.

1000여명의 은행원들이 “은행이 임금피크제 모범? 속 모르는 얘기...후배와 갈등”(한국경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초기에는 임금피크제를 위한 정년연장 논의였다. 그런데 임금피크제가 왜곡되어 정년을 줄이거나 임금을 깎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한 노동자가 퇴직하는 날까지 보람 있는 마무리가 아니라 자신에게는 좌절감을 심어주고 후배들에게는 짐이 되는 형태로 변형되어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협상타결 기대...노조, 공멸 피하자 공감대 확산, 추가양보안 낼 듯”(파이낸셜 뉴스)에서 보듯이 70%가 넘는 파업결의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본신문들은 금호타이어에 대해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는 듯 했지만 사실은 금호타이어 역시 노조가 저항하면 쌍용자동차처럼 권력이 물리력을 동원해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도를 깔아왔다. 금호재벌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경영실패에 대해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책임질 일이다. 그런데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가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만약 노동자가 저항하면 크게 다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셈이다. 그들은 노동자들의 돈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월급쟁이 1천만 명 육박, 일용고용 165.7만, 월급쟁이 늘고 자영업 줄고”(파이낸셜 뉴스)있다고 한다. 1년 이상 고용된 상용직 노동자를 말한다. 이 경우 1600만 임금노동자 중 정규직 노동자가 62.5%이고 비정규직노동자가 37.5%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를 들어 서산에 있는 기아자동차 하청업체인 동의오토에는 생산직 노동자 900명이 일하고 있다. 그들은 기아차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이 아니라 기아차와 계약관계에 있는 하청업체에 고용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실질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서산시청은 이들 노동자들이 전부 정규직노동자라고 주장한다. 이런 통계방식으로 정부가 주장하는 비정규직노동자 비율은 형편없이 낮다. 

“대기업 승자독식 막아야, 약탈적 거래 일삼는 대기업”(한국경제) 문제는 한국의 정치경제에 있어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문제다. 국가권력과 대기업은 결탁되어 있고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수구보수정치세력, 법률 집단 등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있는 권력구조가 재벌대기업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먹이사슬은 자본내부를 계층화함과 동시에 노동내부까지도 계층화하여 수직적 구조를 만들어 낸다. 

“코드 안 맞는 국책연구기관 길들이기, 노동연 산하 코윈센터 정부용역 뚝, 청산절차”(경향신문)를 밟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3달 동안 파업을 하면서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원장까지 쫓아낸 데 대한 보복이다. 정권 입장에서 보면 미운 짓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파업은 헌법과 국제조약에 근거한 것이고 노동자들의 보편적 권리다. 그런데 국책연구기관은 일반국민의 세금과 자신들의 용역과제수입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권의 입맛에만 맞는 연구를 강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대운하나 4대강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연구결과를 강제하면서 정권의 시녀역할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의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는 매우 치졸한 짓이다.

“파업건수, 참여인원 줄었지만 길어져”(한국경제)서 문제라고 한다. 파업건수도 줄고 인원까지 줄었으니 기간까지 짧아졌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예 파업자체가 사라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어용노조들처럼 임금협상을 사측에 맡기고 자기들은 회사 선전이나 심지어 영업활동에 나서는 노조집행부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일부 파업하는 노조는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다. 노사평화선언 아니면 민주노총 탈퇴까지 만들어가는 것이 노동정책의 핵심내용이 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사회적 악(惡)으로 간주하는 자본신문들은 불법적인 직장폐쇄, 해외공장이전, 자본철수, 불법정치자금조성, 불법재산증여 및 승계, 해외재산 빼돌리기, 회사자산 매각, 터무니없는 고배당과 경영자 연봉 등‘자본파업’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문제는 그런 곳에 있지 그런 결과로 나타나는 노동자파업에 있지 않다.

“교과부, 전교조 명단 파악 중...전교조, 중지 가처분 소송”(중앙일보, 서울경제, 한겨레, 경향신문)을 하고 “교과부, 전교조 교사 현황 파악 지시...전교조 사생활 침해, 장관․교육감 고발”(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하는 등 대응키로 했다. 학습권이니 학부모들의 권리니 하면서 전교조 교사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인민재판을 하겠다고 자서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전교조 심판으로 잡고 있으니 나라의 앞 말이 걱정된다. 자기들 말대로 경기도 교육감을 친전교조에 빼앗긴 뒤로 정권이 이성을 잃고 있다. 이번 지자체선거가 교육감선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전교조를 공격함으로써 우파세력들의 결집을 시도하려 한다. 그건 그들의 자유다. 그런데 학교마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면서까지 권력을 잡겠다고 하니 이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봐야 할 일이다. 한 발 더 나아가 “與, 전교조 심판 애드벌룬...지방선거 핫 이슈 떠오를 듯...조전혁 의원, 명단 받으면 인터넷․언론에 공개”(한국일보)하겠다고 하니 마녀사냥 보다 더한 행패를 부리고 있다. 파쇼적 사회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2010.3.20,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