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정보원 신임 원장은 교섭에 나서라!

충무로 사회보장정보원 앞은 언제나 춥다. 춥다고 느껴진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덩어리가 더 그렇게 느껴진다. 오늘은 3월 초순 끝자락인데도 꽃샘추위로 춥다. 그래도 음식연대 동지의 떡복기와 어묵이 있어 추위를 녹일 수 있었다. 이 곳 투쟁사업장과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투쟁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동국대 학생들은 열심이다. 역시 사회보장정보원 해고자들이 고립무원에서 투쟁을 시작할 때 피켓이나 방송장비를 맡길 수 있었던 세종호텔 동지들이 함께 했다. 세종자본의 노조탄압은 매우 악랄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어려움 속에서 낙관적으로 싸운다. 물론 힘들겠지만.

전해투 동지들은 고정멤버가 됐다. 사회보장정보분회장은 얼마 전 이호동 위원장의 뒤를 이어 전해투 위원장을 맡았다. 자신의 원직복직투쟁도 어려운 일인데 전국의 해고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엔 벅차다. 힘들고 어려운 자리다. 상격투쟁 중인 동양시멘트 동지들도 연대했다. ‘아름다운 땅 삼척’으로 돌아가기 위해 상경했다. 순박한 사람들이다. 자본은 이런 노동자를 착취하고 수탈했다. 약탈경제체제다.

o 사회보장정보원 해고자 1 : 어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미국에서 여성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위해 싸웠고, 이 땅에서는 일제시기 을밀대 고공농성 강주룡에서부터 이 곳 사회보장정보원 해고여성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투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복직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

o 동국대 ‘달려라 진보’ 학생 : 사회보장정보원 동지들의 아침선전전을 보면서 추위가 느껴졌다. 사회보장정보원 건물은 굳건히 서 있다. 끝까지 싸우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o 세종호텔 노동자 : 춥다. 꽃샘추위다. 우리 사업장에도 외주화로 노동자 목줄을 죄고 있다. 예전엔 전 직원 298명 중 계약직은 단 두 명이었다. 지금은 인원도 줄어들었다. 정규직들은 명예퇴직을 강요받고 있다. 정규직 자리엔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주차장 등 대부분 용역으로 넘기고 있다.

인원 채용 대신 알바나 촉탁직을 고용한다. 박근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공약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여기 사회보장정보원도 원장도 교섭은 형식적이었고 결국 먹튀했다. 여성노동자 2명이 꿋꿋하게 싸우고 있다. 원직복직될 때까지 함께 연대하겠다.

o 동양시멘트 노동자 : 모든 투쟁사업장은 힘들다. 이 사회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박근혜는 비정규직을 없앤다고 했는데 말 뿐이었다. 노조 없으면 당한다. 기업들은 가질수록 더 가지려 한다. 4월 1일 투쟁기금 마련 주점을 한다. 많이 참석해 달라. “질긴 놈이 승리한다, 끝까지 가 보자.”

o 사회보장정보원 해고자 2 : 음식연대, 율동연대 고맙다. 3년 넘게 싸웠다. 꿋꿋하게 싸울 것이다. 신임원장은 우리와 기 싸움 할 생각 말라! 우리는 그런 기 싸움에 밀리지 않는다. 교섭석상에서 만나자.

집회가 끝나고 남은 어묵도 더 나눠 먹는다. 음식연대 동지는 그래도 남은 어묵은 일본대사관에서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을 찾아가 나눌 거라 한다. 참 고마운 일이다. 밥의 연대는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곧 이어 하이디스 집회로 연대하러 떠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사회보자정보원 집회 시작 전에 왔다가 하이디스 집회로 미리 떠난 사람도 있다. 몸은 하나인데 여기저지 투쟁사업장이 많다.

많은 노동조합과 간부들이 있다. 노조 내부 일은 끝이 없다. 연대하러 자기 직장이나 사업장을 나서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연대를 기다리는 손길이 있다. 자본과 권력은 이를 싫어한다. 노동자가 연대하는 것, 노동자가 거리에 나서는 것, 노동자가 연대를 통해 노동자 정치를 하는 것을. 지배자들의 쓰레기 난장판 같은 정치나 보면서 선거 때 표나 찍는 수동적인 피지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2016.3.9.수, 오후 5시 30분, 사회보장정보원 수요 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