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류협회 초청, 신세계·홈플러스 등 육류바이어 3월 美·日 여행]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의 유통업체 소속 바이어들이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제공한 '공짜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내 쇠고기 생산·수출업자들이 설립한 비영리 기구인 미국육류수출협회(U.S. Meat Export Federation)는 지난 3월 13일부터 21일까지 8박9일 동안 국내 대형마트 육류담당 바이어들을 초청해 '유통업체 바이어 미국 & 일본 육류산업시찰' 행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왕복항공료와 숙박비 등 400만원 내외에 달하는 경비 일체는 협회 측에서 부담했다고 밝혔다.

육류협회는 이 여행에서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육류바이어 등 수명의 유통업체 관계자와 함께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인 'Foodex Japan 2008'을 참관하고 유통업체 견학, 미국 쇠고기 및 돼지고기 산업 시찰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8박9일 동안의 구체적인 일정과 참석대상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육류협회는 이들 바이어들이 미국에서 목장, 비육장과 쇠고기 및 돼지고기 생산공장의 견학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일련의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 각 유통업체에서 취급하는 미국산 육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한국에 수입재개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을 홍보하는 것이 이 행사의 핵심 목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지난해 7월 이후 30개월 미만 뼈없는 쇠고기뿐만 아니라 뼈있는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온 점을 감안하면, 한국 유통업체 바이어들의 행사 참여가 쇠고기 안전성 홍보에 활용됐을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육류협회측은 홍보사이트에 한국 바이어들의 참관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바이어들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논리에 경도될 수 있는 행사에 공짜로 참여한 것 자체가 도덕적인 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물건을 직접 봐야 사지 않겠느냐"며 "바이어들의 판단을 도와주기 마련된 행사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