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도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남성 양복 매출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남성 양복 매출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증가율은 전체 매출증가율을 최고 4배 이상 웃돌았다. 돈 많은 부유층들은 고유가를 비롯한 물가 고공행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46.0%나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34.0%, 신세계백화점은 38.1% 늘어났다.

지난달 명품을 포함한 백화점 전체 매출증가율도 높은 편이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현대백화점은 9.0%, 신세계백화점은 18.4% 각각 늘었다.

그러나 보통 체감경기의 주요 지표중 하나로 꼽히는 백화점의 남성 정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명품 잡화 아웃도어 등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 매출이 늘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 남성정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다. 같은 기간 이 백화점의 전체 매출증가율이 11%도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다른 백화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관련,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경기가 좋으면 남성 정장 매출이 늘고 좋지 않으면 남성 정장 매출은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유행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남성들은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 굳이 새 양복을 구입하지 않고 전에 입던 양복을 계속 입기 때문이다.

한편 백화점 업계는 명품을 주축으로 한 소비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명품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일부 명품 브랜드부터 순차적으로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들어 할인 브랜드가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명품 매출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고유가에 따른 소비 침체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